펭수·류현진도 오는 그곳…연말 '핫플' 20대女,30대男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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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리는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 류현진 선수와 인기 캐릭터 펭수가 참석한다. [연합뉴스]

연말 유동인구 빅데이터 분석

회사원 정현지(27) 씨는 31일 퇴근 후 남편과 저녁을 먹고 함께 서울 종로 종각역에 간다. 자정까지 공연을 보며 시간을 보내다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집에 올 계획이다. 올해는 특히 평상시 좋아해 온 캐릭터 ‘펭수’가 타종행사에 참여 한다 해서 기대가 더 크다. 정 씨는 “결혼하고 처음 맞는 연말이라 부부로서 함께 새해를 맞고 싶어 특별한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한 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종각역 상권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동인구(58만2897명)가 몰린다. 타종행사 등 새해를 기념하는 여러 이벤트가 열리기 때문이다. 중앙일보가 SK텔레콤의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지오비전에 의뢰해 서울과 수도권 411개 주요 상권의 지난해 연말(12월 31일) 유동인구를 조사한 결과다. 이중 종각역 유동인구를 성별과 연령대로 나눠 분석했더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집단은 20대 여성과 30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여성은 13.5%, 30대 남성은 11.8%로 두 집단이 종각역 전체 유동인구 중 4분의 1을 차지했다.

종각역, 특별한 새해 위한 '핫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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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요 상권 연말 유동 인구.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연말 종각역은 새해를 특별히 기념하고 싶은 2030남녀의 최고 '핫플'인 셈이다. 대학 졸업반인 이나영(23) 씨도 생애 처음으로 올해 종각역에서 제야의 종 타종행사 ‘직관’을 계획 중이다. 이 씨는 “금융권 취업을 준비 중인데 새해를 맞아 좋은 기운을 받고 싶어 대학 동기와 둘이 제야의 종 행사에 가기로 했다”며 “펭수, 류현진 선수도 타종행사에 참여한다고 하니 좋은 추억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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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마지막 날인 31일 밤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여성과 30대 남성은 12월 31일 다른 주요 상권 유동인구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상위 10개 상권에서 20대 여성은 강남역 위(테헤란로 북쪽), 강남역 아래(테헤란로 남쪽), 신촌역, 반포·고속터미널역, 노원역 등 6개 상권에서 1위를 차지했다. 30대 남성은 성수역, 잠실역, 신당·동대문운동장역 상권 등 3곳에서 가장 많았다. 이번 지오비전 분석을 담당한 김정아 매지스 차장은 “외부활동이 전체적으로 많아지는 크리스마스와는 달리 12월 31일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라는 성격이 강해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경우에만 외출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외출하기 상대적으로 용이한 20대 여성, 30대 남성 집단이 유동인구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연말은 외출보단 가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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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유동인구 급증하는 수도권 상권.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실제 12월 31일 주요 상권 전체 유동인구 증가 폭은 크리스마스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크리스마스에는 12월 한 달 평균 대비 유동인구가 191만 9746명이 늘었다. 하지만 12월 31일에는 11만1560명 증가에 그쳤다. 특히 30대 남녀는 평상시 대비 12월 31일에 유동인구가 각각 1.5%, 1.4% 줄었다. 이원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사회학) 교수는 "젊은 세대에겐 음력설이 일반적이지만 60~70년대 생 중에는 1월 1일을 설날로 보내는 경우도 많아 외출보단 집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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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31일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 광장과 여민각 일대에 시민들이 모였다. 오후 10시부터 제야콘서트가 열렸으며 타종행사에 이어 떡국을 나눠먹는 행사가 이어졌다. SK텔레콤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해당지역 유동인구는 12월 평균보다 78.1% 늘었다. [사진 수원시청]

타종 등 송년 행사는 종각역뿐만 아니라 다른 상권에서도 12월 31일 사람을 끌어 모으는 주요 이벤트로 작용했다. 12월 평균 대비 유동인구 증감률을 조사한 결과 수원시 팔달구 종로사거리가 78.1%로 가장 높았다. 인접한 지역인 팔달문 상권도 26.3% 늘어 2위를 차지했다. 두 상권 모두 매년 수원시가 주최하는 제야 행사가 열리는 화성행궁 인근 상권이다. 수원시청 관계자는 “화성행궁 여민각에서 타종을 하고 송년음악회를 열고 떡국을 함께 먹는 행사를 매년 열고 있다”며 “지역 주민들 참여가 많다”고 설명했다.